지난 21일, 정의선 부회장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5월말로 예정된 현대모비스의 분할법인과 현대글로비스간의 합병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조금 거친 비유를 하자면 타자가 타석에서 스윙을 시작하다가 배트 끝이 돌아가기 직전에 멈춘 것과 흡사하다. 잘한 일이다. 이로써 이 일에 연관된 많은 실무자들이 감옥과 징계와 소송의 문턱에서 해방되었다. 슬퍼하는 이가 있다면 아마 엄청난 소송거리를 놓친 대형 로펌 정도라고나 할까. 합병안이야 잘 만들어서 다시 추진하면 된다.현대차의 결정으로 더욱 심한 궁지에 몰린 쪽은 삼성이다. 이재용...
최근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인 것으로 점차 굳어지면서 다스의 소송비용을 대납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사법처리 문제가 또 다른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2009년, 또는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 각각 약 40억 원과 10억 원 정도를 다스 소송을 대리하던 미국의 에이킨 검프에 지급하였다. 이것이 잠재적으로 두 재벌에 어떤 문제를 야기할 것인지를 삼성의 경우를 예로 들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삼성이 제공한 돈은 뇌물이다. 이 때 만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다스가 사실상 ...
2018년 첫날의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경제전망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3% 성장에 3만달러 소득을 노래한다. 흐음 그러고 보니 어느 덧 선거철이다. 문재인 정부가 조급증을 가질 만도 하다. 대통령도 ‘성과’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것은 좋은 일일까, 나쁜 조짐일까? 필자는 회의적이다. 그 누구보다 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지만, 예감은 벌써 “쎄하다”. 왜 그럴까? 첫째, 정권의 핵심 세력이 관료들에게 서서히 그러나 확연하게 포획당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경제정책방향의 변화를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지난 6월 2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정무위 인사청문회가 한창일 때였다. 점심 약속이 있어서 약속 장소로 가고 있던 필자에게 전화가 한 통 왔다. 오랜만에 통화하는 선배 교수였다. 그 선배는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학자답게 평소 학문의 자유와 시장경제의 유용성을 높이 평가하던 분이었다. 굳이 정치적 성향을 따지자면 진보라고 볼 수는 없고, 중도나 보수 쪽에 가까운 분이었다. 그런 선배가 “청문회를 보다가 전화를 하게 되었다”면서 “아니 도대체 이럴 수가 있는가?” 라며 다짜고짜 분통을...